화장실불법촬영 혐의가 위험한 것은 촬영된 결과물이 없어도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성폭력처벌법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촬영 버튼을 눌렀지만 저장되지 않았거나 피해자에게 발각되어 촬영에 실패했더라도
‘촬영하려는 시도’ 그 자체만으로 완성된 범죄와 동일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저장된 사진이나 영상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무혐의를 주장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이 점을 가볍게 생각하고 안일하게 대응하다가는 예상치 못한 실형 선고라는 결과에 직면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1. 촬영 미수가 기수범과 동일하게 처벌되는 이유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서 법원이 중요하게 보는 것은 결과물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려는 고의적인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화장실 칸막이 아래로 휴대폰을 밀어 넣는 행위, 촬영 기능을 켠 채로 특정 신체 부위를 향하는 행위 등은 그 자체로 이미 범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 됩니다.
피해자가 이를 발견하고 소리치거나 기기 오작동으로 저장이 되지 않았더라도 범죄 의도를 가지고 행동에 옮긴 이상 미수 혐의는 성립됩니다.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당시 상황을 목격한 증언, 현장 CCTV 등을 통해 촬영 시도 행위 자체를 입증하는데요.
법원은 이를 근거로 완성된 범죄, 즉 기수범에 준하는 형량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2. 화장실불법촬영 시 적용되는 두 가지 혐의
화장실불법촬영은 통상적으로 두 가지 범죄 혐의가 동시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5조)
타인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를 촬영하거나 촬영을 시도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 (성폭력처벌법 제12조)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공중화장실, 탈의실 등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한 경우 적용됩니다.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됩니다.
법원은 이 두 가지 혐의를 별개의 범죄로 보고 병합하여 처벌합니다.
초범이라도 집행유예나 실형이 선고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3. 성범죄 보안처분 명령도 병과 된다
벌금형으로 사건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절대 가볍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벌금형도 유죄 판결, 즉 전과로 남는 처벌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성범죄 전과에는 예외 없이 다음과 같은 보안처분이 뒤따르는데요.
신상 정보 등록 (최소 10년 이상)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최장 10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의무 이수
이러한 보안처분은 장기간 사회생활에 직접적인 제약을 가하므로 실형을 피하는 것을 넘어 유죄 판결 자체를 피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4. 실형을 피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응 전략
혐의가 명확하여 무죄를 다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감형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실형을 피하고 최대한의 선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수사 초기부터 다음과 같은 대응이 꼭 필요합니다.
증거인멸 시도는 절대 금물
경찰 조사를 앞두고 휴대폰을 초기화하거나 포맷하는 행위는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삭제된 데이터는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대부분 복구될 뿐만 아니라 증거 인멸 시도로 간주되어 구속 수사의 빌미가 됩니다.
이는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와의 합의
불법촬영 범죄에서 가장 중요한 감형 요소는 단연 피해자의 용서입니다.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받는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데요.
다만 피의자가 직접 연락하는 것은 2차 가해로 비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합니다.
진심 어린 반성과 재범 방지 노력
반성문을 제출하는 것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성 중독이나 왜곡된 성 인식 문제로 범행에 이르렀다면 정신과 상담이나 전문 치료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증빙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화장실불법촬영은 결과물이 없다는 이유로 가볍게 다룰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미수범 처벌 규정의 존재를 인지하고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피해자와의 합의를 포함한 모든 양형 자료를 체계적으로 준비하여 대응해야만 실형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피할 수 있습니다.

